리젠트 상하이 온 더 번드: 상하이를 파노라마로 즐기다
- 5월 7일
- 3분 분량
완벽한 조망과 압축된 공간, 그 사이에서 발견한 상하이 럭셔리의 현주소

THE PERSPECTIVE - 위치가 아닌 ‘시선’의 프리미엄
와이탄의 호텔들은 저마다 ‘최고의 뷰’를 말한다. 하지만 리젠트 상하이 온 더 번드는 와이탄과 푸동, 그리고 황푸강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독창적인 파노라마 뷰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황푸강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의 역사적 건축군과 왼쪽의 미래적 스카이라인을 단 한 번의 시선으로 묶어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상하이의 상징, 동방명주가 있다.
이 호텔의 진정한 가치는 ‘시선의 사적인 소유’에 있다. 특히 5월 1일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황금 연휴처럼 극도의 인파가 난징동루와 와이탄의 거리로 몰리는 시기에 이곳의 프리미엄은 극대화된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중국의 연휴는 반드시 피하라’고 경고하는 것이 놀랍지 않을 만큼 호텔 밖 거리가 압도적인 에너지와 인파로 가득 찰 때, 객실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 소음은 멀리 떨어진 하나의 영화적 장면으로 변모한다. 가장 번화한 곳의 심장부에 있으면서도 가장 조용하게 그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것, 이 ‘소유의 감각’이야말로 호텔이 투숙객에게 선사하는 뛰어난 가치다. 완벽히 사적인 공간에서 샴페인을 마시며 바라보는 상하이의 심장의 야경은, 한정된 시간 동안 압도적인 전유의 특별함을 느끼도록 한다.


THE TERRACE - 유리창을 열고 도시의 숨결을 마시다
많은 럭셔리 호텔이 조망을 위해 통창을 택하지만, 리젠트 상하이는 전 객실 테라스라는 파격적인 선택으로 디자인의 독창성을 더했다. 테라스 문을 열고 직접 밖으로 나가면 강 위를 지나는 배의 엔진 소리, 맞은편 푸동 빌딩들의 반짝임, 그리고 와이탄을 흐르는 도시의 소음이 보다 생생한 감각으로 다가온다. 상하이의 공기를 직접 마시며 야경을 마주하면, 실제로 상하이의 심장부에 머문다는 느낌을 더욱 입체적으로 받게 된다.
호텔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하자면, 이곳은 아직 3년이 채 되지 않은 나름 ‘신상’ 호텔이다. 2023년 12월 오픈한 신규 리젠트 프로퍼티로, 총 135개 객실을 갖춘 상하이 내 두 번째 리젠트다. 한국에는 아직 프라퍼티가 없는 Regent 브랜드는 1970년대부터 현대 럭셔리 호텔로 자리잡아 왔는데, 2018년에 IHG에 인수된 뒤 럭셔리 & 라이프스타일 포트폴리오의 최상위 브랜드 중 하나로 더욱 다듬어져 왔다.
Regent Shanghai on the Bund의 흥미로운 점은, 여기가 완전히 새로운 건물처럼 보이지만, 사실 상하이 호텔 역사와 함께 한다는 점이다. 원래 이 자리에는 1984년에 문을 연 The Seagull on the Bund가 있었고, 당시에도 황푸강변의 뛰어난 조망으로 알려진 호텔이었다. 지금의 Regent는 이 Seagull Hotel의 기억을 현대적으로 다시 해석한 리뉴얼 프로젝트에 가깝다.


디자인은 홍콩 베이스의 CCD(Cheng Chung Design)가 맡았는데, 여긴 카펠라 상하이, 로즈우드 광저우처럼 굵직한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곳. 이번 리젠트 프로젝트에는 “상하이 스타일”이라는 키워드로 기존의 The Seagull on the Bund의 유산과 Regent 브랜드의 미학을 함께 반영했다고 설명한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느낄 수 있는 아르데코 라인, 복고풍 나선형 계단, 그리고 장식적인 대리석 패턴들은 100년 전 상하이의 화려함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아름다움이 전해진다. 매 층 엘리베이터 앞마다 마련된 작은 병풍과 소파도 매력적.


다만 객실의 공간감은 다소 타이트하게 느껴진다. 내가 머문 기본 객실은 럭셔리 스테이에서 기대하는 모든 요소—독립형 욕조, 샤워 부스, 독립 화장실, 소파, 침대, 그리고 테라스—를 48㎡라는 제한된 면적 안에 모두 담아냈다. 이러한 구성은 매우 알차고 기능적이지만, 동시에 조금 타이트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개방감을 기대한 여행자라면 기본 객실에서 다소 압축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1cm의 낭비도 없이 모든 장면에 풍경을 배치한 고도의 설계라고 볼 수도 있다.

THE OASIS BATH - 밤의 영화를 완성하는 가장 사적인 장치
공간의 압축에도 불구하고 창가 쪽에 배치된 욕조는 이 호텔의 킬러 콘텐츠다. 밤이 되어 객실의 모든 불을 끄고 욕조에 몸을 담그면, 사선으로 동방명주가 시야 가득 들어온다. 낮의 상하이가 역동적인 비즈니스 도시라면, 욕조 안에서 바라보는 밤의 상하이는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가장 사적인 공간인 욕조에서 야경을 즐기는 이 장치는 이 호텔이 가진 풍경을 투숙객의 기억 속에 각인시키는 강력한 이미지다.

GASTRONOMY - 조식에서 만난 상하이의 영혼
조식은 뷔페의 편안한 여유로움과 주문할 수 있는 개별 메뉴의 퀄리티를 동시에 갖췄다. 특히 만족스러웠던 것은 게알&게살을 올린 상하이식 국수였다. 상하이의 식문화를 아침 식탁 위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였다. 복잡한 연휴 기간, 아침부터 밖으로 나가 인파를 헤치지 않고도 호텔 안에서 상하이다운 한 그릇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 하모니아 레스토랑의 매니저와 스태프들의 친절함 또한 체류 중 느낀 가장 기분 좋은 서비스 중 하나였다.

럭셔리 호텔의 완성도는 결국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결정된다. 침대의 안락함과 직관적인 조명 시스템은 훌륭했다. 특히 한 번의 터치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조명 스위치는 사소하지만 반복적인 편안함을 선사했다. 하지만 서비스의 정교함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매일 이루어지는 하우스키핑 과정에서 소모성 어메니티인 배스솔트나 샤워볼이 어떤 날은 채워지고, 어떤 날은 빠지는 등 관리의 일관성이 부족했다. 요청 시 즉각적인 대응은 이루어졌으나, 리젠트라는 브랜드와 와이탄이라는 위치에 걸맞은 꼼꼼한 선제적 관리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전반적인 서비스는 무난했으나, 압도적인 퍼스널라이즈드 서비스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편에 가까웠다.
리젠트 상하이 온 더 번드에서의 기억은 ‘사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멋진 뷰’라는 독보적인 장점이 있는 곳이다. 도보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North Bund 공원, 와이탄 거리와 난징동루, 만족스러운 조식과 부대시설까지 상하이의 역동성과 고요함을 동시에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고려해볼만한 좋은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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