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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키 본격 해부

  • 2025년 12월 10일
  • 7분 분량

미쉐린의 공식 호텔 가이드, “미쉐린 키”. 이 글 하나로 정리했다.



호스피탈리티 카테고리에서 지금 가장 핵심 키워드는 ‘경험’이다. 그 경험의 절정엔 숙박이 있다. 꼭 호텔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잠시나마 ‘살아 보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트렌드. 그래서 음식, 패션, 호텔 모두 이 경험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애쓴다.


최근 10년간, 패션에서 식음으로, 식음에서 리빙으로 ‘럭셔리의 경험’이 급격히 확장되었다. 하이엔드 패션과 파인다이닝, 럭셔리 여행, 호텔의 주요 고객은 점점 더 융합되며, 범위가 확장된다. 예전엔 패션에 목숨을 거는 사람이 파인다이닝을 잘 아는 것이 아니었고, 음식에 조예가 깊더라도 호텔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지금도 각 분야만의 핵심 매니아들이 존재하지만, 예전보다 의-식-주 모든 분야에 대해 두루 관심을 가지는 ‘겹치는 고객’층이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럭셔리 패션 브랜드는 고급 디저트 숍이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선보이기 위해 애쓰고, 호텔은 최고의 식음 시설을 가지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한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트렌드를 따라간다.


현장에서 느끼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전략 변화, 코로나와 원격 근무 등 모빌리티가 높아진 라이프스타일, ‘장면’의 과시로 가득한 SNS의 일상화, 심지어 화폐가치 하락마저도 ‘스테이’에 대한 심리적인 효용가치와 경험의 의미를 바꿨다. 레스토랑, 호텔, 브랜드와 함께 일하며 최전선에서 바라본 지난 10년의 변화는 사실 ‘럭셔리 경험’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이었다. 나도 이 산업의 일원으로써, 마치 커다란 폭풍 한 가운데에 우산도 없이 서 있는 기분으로 많은 변화를 체감했다. 오랫동안 요청받아온 ‘미쉐린 키’ 콘텐츠. 이제야 정리했다.





미쉐린 키, 호텔에 주는 ‘미쉐린 스타’

세상에 럭셔리 호텔 평가가 더 필요할까? 미쉐린이 2018년 부티크/럭셔리 호텔 온라인 예약 회사인 Tablet Hotels를 자회사로 인수하며 비즈니스를 위해 만든 것일까? 수많은 국가가, 각국의 관광공사에서 산업 진흥을 위해 요건들을 나열해 호텔의 등급을 분류하고 있고, 기존에 포브스 등의 호텔 평가도 있었는데, 그것과는 무엇이 차별화될까?


미쉐린 키의 브랜딩은 레스토랑 평가인 “미쉐린 스타”와 분리할 수 없다. 기본 셀렉션과 1-3등급으로 구분하는 것도 동일하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1키의 가치는 동일하다고 강조하는 점도 같다.


미쉐린 스타를 위해 평가원들이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의 온도와 재료의 큐레이션, 셰프의 조리 기술, 일관성 있는 퀄리티, 훌륭한 서비스, 자연스러운 메뉴 흐름 등을 세세하게 평가하는 것처럼, 호텔에 대해서도 다양한 기준이 공개됐다. 이 기준은 단순히 수영장 유무와 호텔 내 레스토랑 개수 등으로 측정하는 3성급, 5성급이라는 등급 개념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반짝이는 대리석과 층고 높은 로비, 객실을 채운 가구의 가격을 넘어서는 호텔의 ‘뛰어남’은 다양한 요소로 고객을 만난다. 숙박에 큰 가치를 두는 여행자가 원하는 것은 ‘비싼 만큼의 가치’ 같은 일차원적인 요소를 넘어 ‘나만의 이유’, 즉 호텔에 머무는 시간의 흐름과 서시가 긴밀하게 이어지는 일관성이다. 똑 같은 등급, 비슷한 규모와 하드웨어의 호텔이라도 – 레스토랑이 그렇듯이 – 3 key 호텔은 드물다. 그래서 좀 더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끈다.


2025년, 미쉐린이 호텔에 Key라는 표식을 달아주기 시작한 것은 그래서 상징적이다. 미쉐린은 “레스토랑의 Star가 뛰어난 요리를 뜻하듯, 호텔의 Key는 뛰어난 스테이(체류)를 뜻한다”고 못 박는다. 그리고 그 ‘뛰어남’을 다섯 가지 보편 기준으로 정의했다. 건축·인테리어의 우수성, 서비스의 질과 일관성, 전체적 개성과 캐릭터, 가격 대비 가치, 이웃·환경에 대한 의미 있는 기여. 이 다섯 축을 모두 충족해야만 Key를 얻을 수 있다.



Rosewook Hong Kong의 공항 이미그레이션 내 접객 서비스
Rosewook Hong Kong의 공항 이미그레이션 내 접객 서비스
Rosewook Hong Kong 객실
Rosewook Hong Kong 객실


미쉐린 키의 평가 기준

미쉐린 키의 다섯가지 기준을 보면, 명백히 호텔은 ‘하드웨어’ 이상을 갖춰야 한다. 하드웨어를 기준으로 삼으면 높은 기준을 적용해도 지금보다 3key 호텔이 30배는 많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로비의 첫인상, 조식 서비스와 체크아웃 프로세스까지 호텔 스테이의 동선 전체를 하나의 음악처럼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미쉐린은 평가에서 ‘순간의 친절’보다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는 스탠다드를 본다. 예약·체크인·하우스키핑·스파·룸서비스·체크아웃이 서로 호응하며 비슷한 색을 만들어내는지가 핵심이다. 어느 호텔에나 있는, ‘감동적인 에피소드’보다는 항상성 있는 수준이 유기적으로 유지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현장에서 점검할 수 있는 것들


가장 먼저, 좋은 호텔을 말할 때 ‘멋진 디자인’을 어찌 빼놓을 수 있을까. 고객 관점에서 대중적으로 고급 호텔의 만족도를 직관적으로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미쉐린에서는 건축 자재의 우수성보다는 호텔이 위치한 장소의 미학을 어떻게 물질적인 디자인으로 번역했는지가 핵심이다. 지역 재료를 쓰거나 로컬 작가의 작품을 걸어야 한다는 것보다는, 공간의 채광·질감·소리·향이 “왜 이곳이어야 하는가”에 답하는가를 본다. 압도적인 예로는 15세기 피렌체 궁전으로 사용되었던 Palazzo della Gherardesca를 7년간 레노베이션해 2008년 개관한 포시즌스 피렌체가 그렇다. 당연히 르네상스 궁전을 호텔로 만들었으니, 이보다 더한 ‘장소의 미학’이 있겠나 싶다. 3 key이기도 하다. 나 또한 객실에 앉아 창밖으로 16세기부터 그 자리에 있던 피렌체의 사유 정원과, 수백년 된 나무를 내려다보는 것이 “피렌체의 역사를 온전히,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과정 같은” 압도적인 느낌을 받았다.



궁전을 레노베이션한 Four Seasons Firenze 객실
궁전을 레노베이션한 Four Seasons Firenze 객실


하지만 꼭 이런 유서깊은 건축물만이 장소성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막 지은 최신상 호텔도 지역의 오랜 문화와 경험, 독특하고 고유한 아름다움을 얼마든지 큐레이션 할 수 있다. 2020년 7월 오픈한 리츠칼튼 니코가 그랬다. 객실은 ‘새 것이라 좋음’을 뛰어넘는다. 먹과 광물 안료로 니코의 산악 호수 풍경을 담아낸 대형 산수화, 밝은 자작나무 목재의 벽, 일본 특유의 미니멀리즘이 가득한 레드 티브 패널, 접착제 없이 일본의 전통 수공 방식으로 만든 격자 공에 파티션, 다다미의 질감을 활용한 벽, 오야석과 삼나무로 만든 스파 구역. 보려고 들여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아름다움으로 지역성을 담아낸다. 윤슬이 반짝이는 니코 호수를 바라보는 테라스에 앉아 매일 준비되는 녹차를 마시는 시간은 니코 그 자체다.


일본식 미감이 가득한 신상 호텔 Ritz Carlton Nikko
일본식 미감이 가득한 신상 호텔 Ritz Carlton Nikko




둘째, 서비스의 질과 일관성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친절한 ‘에이스 직원’이나, 고객의 아무런 요구에나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무지성 감정노동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 우린 다 알지. 브랜드는 오래 가도, 직원은 자주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 현실을 감안해도 뛰어난 일관성을 갖추려면, 결국은 시스템이 중요하다. 교대·데이터·프로세스가 잘 갖추어져 있으면, 10년만에 방문한 고객의 관점에서 모든 직원들이 교체되어 있어도 ‘한결 같은’ 그곳만의 감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반얀트리 마카오는 뛰어난 서비스 프로토콜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TRAVEL + LEISURE 2025 어워드에서 ‘올해 최고의 GM’을 수상한 Jaonne Chan과 버틀러 팀이 큐레이션하는 서비스가 대표적. 결국 고객이 느끼는 ‘환대’의 기쁨은 개인적인 감정이겠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고객의 개별 기록을 관리하고 유지하며 재방문 전 환기하는 시스템은 쉽게 갖출 수 있는 덕목이 아니다. 이제 럭셔리 호텔에서 친절은 기본이다. 하지만 수만은 고객을 ‘한 명의 기억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어야 감동이 된다. 이런 호텔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다양한 기록 장치와 프로토콜이 필요하다.




Banyan Tree Macau - 럭셔리는 개인화된 기억
Banyan Tree Macau - 럭셔리는 개인화된 기억



셋째, 브랜드의 일관성이다. 특정 프라퍼티의 전체적 개성과 캐릭터가 호텔 브랜드와 조응하는지, 또한 프라퍼티 특유의 고유한 개성이 스테이 전 과정에 스며 있느냐의 질문이다. 카피 한 줄이 아니라, 웰컴 티의 온도와 룸 카드의 스타일, 심지어 객실 타이포그래피의 획 굵기까지, 다양한 면에서 브랜드의 감성과 프라퍼티의 개성을 결부해 독특한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다.


넷째, 가격 대비 가치도 중요하다. 당연히 비싸면 좋아하 하지만, 그게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같은 ADR(Average Daily Rate- 하루 숙박 평균가격)이라도 셰프 테이블, 로컬 아트 투어, 자연 활동의 설계력과 같은 큐레이션의 밀도가 높으면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압도적으로 올라간다. 불가리 발리는 발리의 수많은 초 럭셔리 스테이와 경쟁한다. 오래 전부터도 비싼 편이지만, 불가리답고, 또 한편으로는 아주 발리다운 큐레이션으로 가득하다. 휴양형 목적지 리조트는 많은 경우 자체 액티비티를 운영하는데, 불가리의 액티비티는 기본적으로 ‘완벽한 프라이빗’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불가리에 빌라에 묵으면 전체 리조트의 객실 수나 다른 고객들에 대한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빌라별 전담 버틀러가 배정되고, 전통 그림을 채색하는 액티비티나 요가 클래스, 버기를 타고 버틀러와 지역을 탐방하는 프로그램, 전통적인 기도 의식, 명상 세션까지 10여가지에 이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절대적으로 프라이빗’ 베이스로 이루어진다. 많은 리조트가 일괄적인 요가 세션이나 클래스를 운영하며 여러 객실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그래서 프라이빗함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는 다른 유사한 ADR 리조트에 비해 독보적인 감성적인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Bulgari Bali Resort의 프라이빗 액티비티 큐레이션
Bulgari Bali Resort의 프라이빗 액티비티 큐레이션


다섯째, 지금까지 고객과 호텔 관점에서만 이야기했으니, 이제 사회적인 가치를 말할 차례다. 그 지역과 환경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검토하는 미쉐린의 관점은 호텔을 도시와 자연을 여행객에게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본다는 의미다. 지역 장인·식재료·예술 생태계와의 공정한 파트너십, 환경 보전 프로그램, 커뮤니티 연계가 PR 이벤트가 아니라 운영의 본류인지가 관건이다. 얼마 전 JW 메리어트 서울 팀과 함께 식사를 하며 객실 뷰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다. “저희는 한강뷰도 있지만 반대쪽으로는 성모병원 뷰에요. 그런데 우리 객실에서 성모병원을 보는 것보다, 성모병원에 입원해 우리 호텔을 보는 환우들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이 생각은 호텔 셰프들이 연말을 맞아 쿠키를 굽고 환우들에게 전달하는 작은 이벤트로 이어지게 했다. 사회, 자연과의 지속가능성도 마찬가지다. 미쉐린은 운영의 본질이 지역과 얼마나 호흡하는가를 본다. 2016년에 오픈한 일본 이세시마 국립공원 내의 Amanemu는 럭셔리 리조트의 외피를 넘어 지역 사회와 생태계의 구조적 일부처럼 기능한다. 식재료의 다수를 지역 농가와 생산자로부터 조달하고, 로컬 인재 채용을 전제로 공정한 임금과 직원 교육을 설계하며, 커뮤니티 프로그램과 자연 보전 활동을 호텔 PR이 아닌 일상의 운영에 편입해 둔 곳. 해녀 공동체와 진주 양식업의 뿌리를 가진 아고 만의 풍경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여행자가 그 지역의 생업·환경·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큐레이션한다. 이 3key 호텔은 지역에 구체적으로 기여하며 사회적 가치를 만든다.


미쉐린 1키, 2키, 3키

미쉐린 스타 등급에 익숙하다면 직관적으로 미쉐린 키도 이해할 수 있다. 1 Key는 “아주 특별한 체류”, 2 Keys는 “탁월한 체류”, 3 Keys는 “비범하고 비할 데 없는 체류”를 뜻한다. 중요한 건 양으로 환산되는 가치가 아니라, 경험의 클라스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브랜드의 럭셔리 호텔이라도 각 프라퍼티에서 얼마나 서비스 흐름을 잘 설계하고 지역성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응축돼 있느냐에 따라 등급이 달라진다. 2025년 셀렉션은 그 스펙트럼을 국가·도시·목적지 리조트 전반으로 확장했다.


2025년 처음으로 그려진 ‘글로벌 맵’

미쉐린은 2025년 10월 8일 파리에서 첫 글로벌 Key 셀렉션을 공개하며, 7천여 가이드 호텔 중 가장 뛰어난 스테이를 가려냈다고 밝혔다. 그 전에도 ‘국가별 시범 공개’가 있어서, 2년 전에도 싱가포르 미쉐린 사이트에 들어가면 호텔 탭이 있었고 예약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그런 시범운영 단계를 넘어, 미쉐린 Key를 연례 글로벌 벤치마크로 안착시키는 첫 발표였던 셈이다. 주목할 점은 대도시의 상징적인 호텔과 목적지형* 리조트, 그리고 로컬 문화의 상징이 되는 소규모 부티크 호텔이 같은 지도 위에서 동등하게 다뤄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인기’가 아니라 익명 인스펙터의 현장 평가를 전면에 내세우는, 미쉐린 특유의 에디토리얼 스타일을 반영한다. (*목적지형 리조트는, 그 리조트에 가는 것 자체가 도시 여행의 핵심이 되는 스타일을 말한다. 한국인들에게 대중적으로 아주 유명한 곳으로는 다낭 인터콘티넨탈 같은 곳들.)


Forbes나 다른 호텔 평가와는 어떻게 다를까

미쉐린 Key의 등장은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와 같은 기존 지표를 대체하기보다 또 다른 역할을 자처한다. 포브스가 최대 900개에 달하는 세부 기준으로 오퍼레이션을 꼼꼼히 미시 측정한다면, Key는 총체적 경험과 장소성을 거시적으로 포착한다. 하지만 이 또한 전문가들의 평가이지, 독자 투표형 어워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와 함께 World’s 50 Best Hotels처럼 업계 관계자 투표 스타일로 트렌드를 읽고, 독자 투표형 어워드나 OTA 평점을 얹어 시장 감도를 읽으면, 평론가·오너·GM은 서로 다른 관점의 데이터를 고려해 호텔의 현재를 평가하며 미래 방향을 그려볼 수 있다. 사실 호스피탈리티의 ‘좋음’이 얼마나 다층적인가. 각각의 평가 주체나 기관마다 포착하는 관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


2018년, 미쉐린은 부티크·럭셔리 큐레이션 OTA인 Tablet Hotels를 인수했다. 그 이후 가이드의 호텔 셀렉션과 예약·커머스를 결합하는 UX가 빠르게 다듬어졌고, Key는 미쉐린이 호텔 분야로 확장하는 관점의 중요한 레이어가 되었다. 좋은 호텔에 key와 같은 권위를 부여하면서 예약 시스템을 통해 비즈니스를 하는, 평가와 영업을 동시에 하는 윤리의 교차점은 앞으로 Key의 설득력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업계의 관심 포인트다. 이에 대해 미쉐린은 보편적이고 명시된 (하지만 여전히 꽤 추상적으로 보이는) 기준과 익명 인스펙션이라는 절차적 장치를 일관되게 내세운다. 어쩌면 신뢰는 시간이 축적되어야 하는 분야다. 매년 key 호텔을 공개하고, 업계의 공감을 얻고, 사례가 누적되며 일관된 기준이 의심을 데이터로 상쇄한다면, Key는 ‘핫한 리스트’가 아닌 에디토리얼 벤치마크로 자연스레 자리 잡을 것이다. 중요한 건 우리가 그 과정을 비평적 거리로, 그러나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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