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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의 현대적 정점, Capella Bangkok

  • 6월 8일
  • 5분 분량

최종 수정일: 6월 9일

세상에 훌륭한 럭셔리 호텔이야 정말 많다 - 수백 년의 역사를 품은 전설적인 호텔도 있고, 일상을 잊게 하는 압도적인 건축과 디자인이 매력적인 곳도 있다. 그래서 오히려 궁금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호텔 평가 기관과 저널리스트들이 한 목소리로 극찬하는 카펠라 방콕의 특별한 점은 도대체 무엇일까?


카펠라에 머물며 첫날보다 마지막 날, 그 답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도착하는 순간 압도하는 느낌보다는, 천천히 이곳에 지내며 느끼게 되는 ‘특별한 프라이빗함’에 있었다. 방콕이라는 도시를 가장 우아하게 경험하게 해준 스테이.


Capella Bangkok review
Capella Bangkok review



다채로운 도시, 방콕의 중심에서 찾은 여유

방콕은 천의 얼굴을 가진 도시다. 도로 위의 오토바이와 전철, 유리 빌딩과 사원, 오래된 골목과 새롭게 솟아오른 호텔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역동적인 도시의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독특한 여유로움을 자아내는 차오프라야 강변은 카펠라가 방콕을 설명하는 방식 그 자체다.


카펠라 호텔은 방콕에서 가장 오래된 도로 중 하나이자, 오랫동안 상업과 이주, 문화의 흐름이 교차해온 차로엔끄룽 지역, 차오프라야 강변에 자리한다. 태국에 덧입혀진 중국, 인도, 서양의 흔적이 복잡하게 겹쳐진 이 동네는 지금 방콕에서 가장 흥미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오래된 상점과 갤러리, 바와 레스토랑, 글로벌 호텔들이 공존하며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살아 움직인다.


capella bangkok bathroom
capella bangkok bathroom
capella bangkok
capella bangkok

층층이 쌓인 역사와 문화와, 차오프라야 강변의 고요한 여유가 교차하는 이 호텔의 객실은 총 101개로, 모든 객실이 차오프라야 강을 향한다. 바로 이 강 전망이야말로 카펠라의 핵심 경험이 된다. 보통 호텔에서는 ‘강 조망’ 혹은 ‘시티뷰’와 같이 건물이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가격 차이가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탁 트인 강 뷰가 일부 객실의 프리미엄 요소가 아니라, 호텔 스테이의 기본이 된다. 객실에 정면으로 들어서는 순간 침대, 욕실, 테라스, 창의 방향은 모두 강을 중심으로 정렬된다. 강을 따라 횡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물결, 빌딩의 불빛, 강 위를 오가는 배, 시간에 따라 강에 반사되는 하늘의 빛까지 파노라믹한 뷰가 객실의 중심이 된다.



private boat service for guests
private boat service for guests

객실의 인테리어

객실은 밝은 우드 톤과 부드러운 패브릭, 석재와 금속의 절제된 조합이 화려함보다 안정감을 만든다. 침대에 앉아 강을 바라보거나, 욕조에 몸을 담근 채 바깥의 빛이 변하는 것을 보며 시간을 보낼수록 ‘창 밖의 풍경’이 이 공간을 완성하는 가장 큰 요소이며, 많은 부분이 이를 위해 편리하고 자연스럽게 디자인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테이블에 앉아 일을 할 때나, 소파에서 가볍게 티를 마실 때는 물론이고,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올릴 때 방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강의 풍경까지 번잡한 방콕에서 무심한 듯 여유로운 강을 보며 느끼는 느낌이 ‘카펠라 방콕’의 디자인 철학인 듯 하다.


terrace of the room
terrace of the room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객실과 외부 공간 사이의 경계였다. 카펠라 방콕의 많은 객실에는 발코니 또는 테라스가 있고, 일부 빌라에는 프라이빗 플런지 풀이 마련되어 있다. 테라스에 나가 유리창 없이 맞이하는 방콕의 더위와 습도, 강변의 공기, 물 냄새, 저녁의 바람은 모두 객실 경험의 일부가 된다. 완전히 밀폐된 유리 속 객실이 아니라 강변 리조트와 도심 호텔 사이의 균형을 만든다. 미쉐린 가이드가 이 호텔을 두고 리조트의 요소를 갖추었지만 도심과 가깝다고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펠라 방콕은 방콕 안에 있으면서도, 방콕에서 잠시 벗어난 듯한 독특한 이중성을 가진다.



Living room of Capella Bangkok
Living room of Capella Bangkok

프라이빗함의 현대적 정수 – 투숙객만을 위한 로비, 리빙룸

카펠라 방콕에서 가장 흥미롭게 느껴졌던 공간 중 하나는 단연 리빙룸(Living Room)이었다. 카펠라 방콕이 생각하는 럭셔리의 철학 자체를 보여주는 장소였기 때문. 대부분의 럭셔리 호텔에서 로비는 호텔의 얼굴이며, 투숙객뿐 아니라 레스토랑 손님, 미팅을 위해 방문한 사람들, 관광객, 외부 고객들이 끊임없이 오가며 도시의 에너지가 교차하는 공간이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웅장한 천장,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활기, 로비 라운지에서의 라이브 공연 같은 것들은 분명 럭셔리 호텔만의 매력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호텔이라는 공간 안으로 도시의 분주함을 경계 없이 끌어들이는 선택이기도 하다.



chin chin hour at Living Room of Capella Bangkok
chin chin hour at Living Room of Capella Bangkok


카펠라 방콕에서는 – 물론 로비에도 비투숙객이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 전통적인 로비와는 상당히 다른 구조를 설계했다. 호텔에 들어서면 1층을 대략 절반으로 나눠, 오른쪽 구역 전체를 객실 키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도록 자동문을 설치해 두었다. '멤버스 클럽'처럼 특정한 장소만이 아니라, 아예 전체 구역이 온전히 투숙객만을 위한 사적인 공간이 된다. 그 중심에 있는 ‘리빙룸’은 투숙객이 로비와 라운지에서 기대하는 모든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기능적만 보면 대부분의 럭셔리 호텔에서 운영하는 멤버십/이그제큐티브 라운지와 유사하지만, 카펠라에서 이를 전체 프라퍼티에 녹여낸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많은 호텔에서 이러한 전용 공간은 호텔의 상층부 어딘가에 조용히 위치하며, 로비와는 별개의 기능적 공간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카펠라 방콕의 리빙룸은 투숙객에게는 사실상 로비에 가깝다. 체크인과 체크아웃이 이루어지고, 컨시어지 서비스가 제공되며, 커피를 마시고 휴식을 취하고, 여행의 흐름이 시작되고 마무리되는 중심 공간이다. 다만 그 공간을 오직 투숙객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위치다. 리빙룸은 호텔 1층, 가장 중요한 동선에 놓여 있다. 수영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으며, 객실 엘리베이터와 정원, 강변 산책로, 스파와 웰니스 시설,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공간과 프라이빗하게 연결된다. 많은 호텔에서 라운지가 호텔 경험의 일부분이 될 수 있겠지만, 카펠라 방콕에서 투숙을 한다면 리빙룸이 호텔 경험 전체의 출발점이 된다.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수영장으로 향할 수도 있고, 저녁에는 칵테일과 함께 .차오프라야 강의 노을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카펠라의 컬처리스트(Culturist)가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도 이루어진다. 태국 전통 공예 체험, 문화 워크숍,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액티비티까지 모두 이 공간을 중심으로 연결된다. 단순한 라운지가 아니라 투숙객만을 위한 하나의 작은 커뮤니티 허브처럼 기능하는 셈이다.




cultural experience at Capella Bangkok
cultural experience at Capella Bangkok

개인적으로는 이 공간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진짜 럭셔리란 무엇일까? "내가 지금 아무나 할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을 하고있다"는 프라이빗한 느낌을 제외하고 럭셔리의 가치를 논할 수 있을까. 그 본질에는 '대중적인 접근성으로부터의 거리감'을 빼놓을 수 없다. 여행지의 번잡함과 낯선 사람들, 수많은 자극들로부터 잠시 벗어나 나만의 리듬을 회복하는 것. 럭셔리 호텔이라도 호텔이 유명한 랜드마크와 같다면 아무리 객실 안이 조용하더라도 객실 문을 나서는 순간 다시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카펠라 방콕의 리빙룸은 그 중간 완충지대이자, 오직 같은 호텔에 머무는 사람들만 공유하는 사적인 거실 같은 공간이다. 그저 투숙객 전용 라운지가 아닌, 카펠라 방콕이 정의하는 럭셔리의 상징과도 같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보다는 이미 이곳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의 시간을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한 공간인 셈이다.




Auriga Wellness of Capella Bangkok
Auriga Wellness of Capella Bangkok

회복에 초점을 맞춘 웰니스 프로그램

Auriga Wellness도 준수한데, 이곳은 Forbes Travel Guide Star Awards 2026에서 Five-Star Spa로 선정되었고, The Global Spa Awards 2026에서는 Best Global City Spa Hotel과 Best Spa Hotel Thailand를 수상했다. 또한 World Spa Awards에서는 Thailand’s Best Hotel Spa 2025로 이름을 올렸다. 이런 기관들의 수상 내역에서 알 수 있듯 시설과 서비스의 완성도, 트리트먼트의 전문성, 공간의 구성, 고객 경험의 일관성까지 국제적 기준을 충족한다.


핵심은 ‘Tailored Wellness’, 즉 개인 맞춤형 웰니스다. 개인의 상황이나 필요한 부분에 따라 회복의 여정을 설계하기 위해, 마사지 메뉴를 고르는 일보다 몸의 상태와 감정 상황에 따라 경험이 조율된다는 점이다. 나 또한 투숙 기간동안 프로그램을 이용했는데, 대화를 통해 원하는 방식의 마사지에 대해 설명을 하며 자연스럽게 맞는 방식을 맞춰 주는 점이 좋았다. 전통 버마 마사지, 중국식 튜이나에서 영감을 받은 Harmonized Qi, 티베탄 볼을 활용한 사운드 힐링, 발 반사요법, 그리고 태국 치앙마이 지방에서 유래한 Tok Sen 마사지 등을 전 세계의 전통적인 치유법과 오랜 시간 검증된 테라피, 현대적인 스킨케어와 메디스파적 접근이 함께 더해져 피로를 풀도록 돕는 방식이 와닿았다.


테라피 전후에 이용할 수 있는 사우나에서는 바이탈리티 풀, 워터 테라피 시설, 릴랙세이션 라운지, 스파 가든 등이 있었고, ‘태풍이 몰아치는 캐리비안 해’와 같은 흥미로운 이름으로 짜여진 “샤워 익스피리언스”도 즐길만했다. 일본이나 한국과 같은 뜨거운 (40도 내외의)온탕은 없으나 따뜻한 정도의 풀에서 버블 마사지도 즐길 수 있었다.


Michelin 2-star Côte by Mauro Colagreco
Michelin 2-star Côte by Mauro Colagreco

COTE, 그리고 다양한 식음시설

다이닝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Côte by Mauro Colagreco는 카펠라의 식음 서비스 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레스토랑이다. 프랑스 망통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Mirazur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Mauro Colagreco의 리비에라 감각을 차오프라야 강변으로 가져온 이 레스토랑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요리적 정서를 방콕의 빛과 강의 풍경 안에서 다시 해석한다.


Côte의 요리를 이끄는 Davide Garavaglia는 정교한 디테일을 통해 해산물과 허브, 올리브 오일, 산미, 채소의 생동감을 살려내며 높은 수준의 요리를 안정적으로 선보인다. 개인적으로 Cote에 벌써 4번째 방문이었고, 그 동안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도 1스타에서 2스타로 승격했지만 변하지 않은 점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요리가 안정화되어있다는 점이었다.


Stella Bar at Capella Bangkok
Stella Bar at Capella Bangkok

조식을 먹는 공간이자, 오후에는 태국식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는 Phra Nakhon에서는 사람들이 ‘방콕’이라는 도시에서 기대하는 정통성 있는 음식 문화를 세련되지만 편안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한편 드라마틱한 인테리어 디자인과 흰 공작새로 유명한 Stella Bar에서는 다채로운 칵테일로 밤을 장식할 수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온 연인 커플들이 대부분이다)




Swimming Pool of Capella Bangkok
Swimming Pool of Capella Bangkok

카펠라 방콕에서의 경험

카펠라 방콕은 2020년 10월 차오프라야 강변에 문을 열고 World’s 50 Best Hotels 2024에서 세계 1위 호텔로 선정되었고, 2025년에도 3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주목을 빠르게 받았다. 미쉐린 가이드 호텔 셀렉션에서는 Two MICHELIN Keys를 받았으며, 호텔 안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Côte by Mauro Colagreco는 방콕을 대표하는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으로 자리 잡았다.


Details of experience - amenities at room
Details of experience - amenities at room


직접 며칠간 머물며 느낀 것들은 이곳이 추구하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이 조용한 거리감, 다수로부터의 분리에서 오는 프라이빗한 평안함에 있다는 점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소란스러운 도시의 중심에서, 강을 바라보며 천천히 자신의 속도를 회복하는 방식. 리빙룸과 객실, 강의 풍경, 다이닝, 바, 스파, 서비스가 하나로 연결되며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카펠라적인 시간’들에서 만들어진 이야기에 그 매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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