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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와인협회는 지난 14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와인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9 캘리포니아 와인 마스터 클래스 및 시음회를 개최했다. 오전에 진행된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협회 신흥해외시장 아시아지역 마케팅 이사인 크리스토퍼 베로스(Christopher Beros)가 참석하여 오프닝을 빛냈으며 마스터 소믈리에 다리우스 앨린과 로버트 스미스가 함께 자리하였다.



올 해의 세미나 주제, ‘와인 스타일 간의 대조(Contrasting Styles of Iconic Grapes)’

▲ 2019 캘리포니아 와인 세미나의 트렌드

올해 마스터 클래스의 주제는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포도 스타일 간의 대조’였다. “캘리포니아는 매우 다양한 지형과 기후, 토양을 갖고 있습니다. 이 모든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같은 품종이라 할지라도 매우 다른 스타일의 와인이 탄생합니다. 같은 소비뇽일지라도 남쪽 산타바바라(Santa Barbara)산지냐 북쪽 나파(Napa)산지냐에 따라 와인의 맛과 향이 달라진다는 것이죠. 이번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캘리포니아 와인의 다양성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기 바랍니다.” 와인 시음을 통해 캘리포니아 와인의 매력인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것이 협회 측의 입장이다.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총 8가지 스타일의 각기 다른 와인들을 선보였다. 캘리포니아의 4가지 대표품종인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진판델, 까베르네 소비뇽로 만들어졌다. 같은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품종이라 할지라도 어떤 산지에서 양조되냐에 따라 다른 스타일의 와인이 탄생함을 인식시키고 캘리포니아 와인이 폭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고자 했다.

다음은 마스터클래스에서 시음용으로 제공된 8개의 와인 품목 리스트이다.


1. Star Lane Vineyard Sauvignon Blanc 2017 Happy Canyon AVA, Santa Barbara County

2. Robert Mondavi Sauvignon Blanc 2015 Oakville AVA, Napa County

3. Wente Chardonnay 2017 Arroyo Seco AVA, Monterey County

4. Grgich Hills Estate Chardonnay 2016 Napa Valley AVA, Napa County

5. Dry Creek Vineyad Heritage Vines Zinfandel 2017 Sonoma County AVA

6. LangeTwins Old Vine Zinfandel 2016 Lodi AVA, San Joaquin County

7. Kendall-Jackson Estate Grand Reserve Cabernet Sauvignon 2015 Alexander Valley AVA, Sonoma County

8. Black Stallion Estate Cabernet Sauvignon 2015 Napa Valley



세계 4대 와인 산지, 캘리포니아

▲ 캘리포니아 와인 생산 지도 ⓒCALIFORNIA WINE INSTITUTE

캘리포니아는 세계 4대 와인 산지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와인 산지이자 미국 와인의 90%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의 약 2.5배, 남한의 5배 크기의 광활한 면적 가운데 와인을 생산하는 포도밭은 224,000헥타르가 넘는다고 하니 캘리포니아의 와인 시장 규모가 상당함을 짐작할 수 있다. 동시에 다양한 기후 패턴의 변화, 지리적 특성을 지녀 다채로운 품종의 포도들을 와이너리 환경에 맞게 재배한다는 점에서 독창성을 지닌다. 주 특유의 강렬한 햇살과 고온 건조한 기후,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내륙의 뜨거운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안개, 100개 이상의 다양한 토질 등의 특성이 모여 지금의 명성 높은 캘리포니아 와인을 탄생시켰다.

캘리포니아 와인 협회 마케팅 이사, 크리스토퍼 베로스에 따르면 현재 2016년 기준 캘리포니아의 포도 재배자는 약 5900명이며 110개 이상의 포도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각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양조용 포도는 400만 톤에 육박했으며 전반적으로 생산되는 와인 품질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대비 올해 캘리포니아 와인의 인지도가 11% 상승한 것을 참고했을 때 그 가치 또한 인정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캘리포니아가 주목하는 새로운 시장, 한국

▲ 캘리포니아 와인 협회 신흥해외시장 아시아지역 마케팅 이사인 크리스토퍼 베로스(Christopher Beros)

글로벌 와인 시장에서 한국은 괄목할 만한 시장가능성을 지닌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와인 수입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약 7% 상승한 16.2%(2018)를 기록했다. ‘홈술 문화’와 ‘혼술 문화’가 확산되고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수입 와인 라벨이 입점함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선택지가 증가했다는 점이 성장 가도의 이유 중 하나다. 크리스토퍼 또한 “한국은 캘리포니아 와인의 주요 시장이며 아시아 와인 시장 가운데 집중적으로 마케팅할 가치가 있는 시장.”이라고 말하며 “2019년 8월 기준 한국 수출이 36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이는 작년 대비 12.5% 증가한 수치이며 앞으로 한국 와인 시장의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됩니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재의 한국 시장 가운데 캘리포니아 와인의 트렌드를 묻는 질문에는 “한국에서는 최근 와인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까베르네 소비뇽처럼 익숙한 품종의 와인이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캘리포니아 와인은 정말 다양한 스타일과 가격대의 상품이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캘리포니아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기 위해 전략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 고유 품종, 진판델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진판델 특유의 후추 향을 연상시키는 스파이스와 잼 같이 진한 과일 풍미가 한국식 바비큐, 갈비찜과 같은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린다는 점에서다.



캘리포니아 와인의 고유 품종, 진판델

▲ 캘리포니아 고유 품종, 진판델 (Zinfandel) ⓒCALIFORNIA WINE INSTITUTE

과거 유래를 알 수 없었던 ‘진판델’은 최근 이탈리아 행정구역의 하나인 뿔리아 지방에서 만드는 ‘쁘리미띠보(Primitivo)’과 같은 품종으로 밝혀졌다. 이 때 ‘쁘리미띠보’는 라틴어로 ‘일찍 익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까베르네 소비뇽, 피노누아, 샤르도네 등의 품종들이 유럽에서 기원을 찾는 것과 달리 진판델의 기원은 캘리포니아에서 찾을 수 있다. 진판델의 어원은 1980년대 보스톤에서 “진펜달(Zinfendal)”, 미북동부 지역에서 “진핀달(Zinfindal)” 이라고 불리웠던 것으로 추정되며 점차 캘리포니아의 와인제조기술로 상품화됨에 따라 ’진판델(Zinfandel)’이라는 명칭으로 굳어졌다.

포도송이가 크며 매우 강한 넝쿨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진판델은 다른 품종들과 외관상으로도 구별된다. 또 하나의 특징은 같은 포도 송이에 달린 포도알들의 숙성도가 균일하지 않아 한 송이에서도 채 익지 않은 포도부터 완숙한 포도 및 이미 수분이 거의 증발되어 건포도처럼 건조되어 버린 포도까지 다양한 포도를 얻어낼 수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특징이 곧 진판델이 다이내믹한 와인으로 연출되는 열쇠로 작용한다. 미숙한 포도알로부터는 상큼한 산도를, 완숙한 포도알로부터는 완벽한 과일 맛을, 그리고 과숙된 포도알로부터는 농도 짙은 깊이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진판델의 핵심이다. 이처럼 재배지가 어디인지에 따라 스타일의 차이는 조금씩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 풍부하고 강한 과일향, 독특한 이국적 풍미, 그리고 확연히 느낄 수 있는 화이트 또는 블랙페퍼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둘 다 진판델 와인, 그러나 다른 스타일


























▲ (위) 드라이 크릭 빈야드 헤리티지 바인 진판델

(아래) 란지트윈 올드바인 에스테이트 진판델


이번 캘리포니아 세미나의 주제가 ‘다른 와인 스타일의 대조’인 만큼 진판델 또한 확연히 다른 두 스타일의 와인을 선보였다. 시음회에 제공된 두 와인, 드라이 크릭 빈야드 헤리티지 바인 진판델 2017 (Dry Creek Vineyad Heritage Vines Zinfandel 2017)과 란지트윈스 올드바인 에스테이트 진판델 2016 (LangeTwins Old Vine Estate Zinfandel 2016)은 만들어진 배경 차이만큼이나 풍미의 차이도 상당하다. 드라이 크릭 와인은 소노마 (Sonoma) 카운티의 드라이 크릭 (Dry Creek) AVA에서 생산된 것으로 진판델 77%와 함께 다른 품종, 쁘띠 쉬라 21%, 까리냥 2%을 혼합했다. 이와 달리 란지트윈스 와인은 진판델 포도 100%로 만들어진 것으로 산 조아퀸 (San Joaquin) 카운티의 로디 (Lodi) AVA에서 생산되었다.

이 두 와인은 상반된 향과 질감, 구조감을 선보인다. 드라이 크릭의 경우 3가지 품종이 혼합되어 있어 진판델의 특성에 2가지의 다른 품종이 더해 새로운 풍미를 자아낸다. 쁘띠 쉬라는 색감과 함께 타닌감을 보조해주며 까리냥은 신선한 맛과 함께 후추 같은 스파이시한 향을 부여한다. 이에 따라 드라이 크릭은 밝은 향과 사탕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란지트윈스 와인의 경우 조금 다른 매력이다. 드라이 크릭이 순수한 과일의 단 맛이 강했다면 이 와인은 먼지, 강한 후추의 향신료 맛이 강하다. 오래 늙은 진판델 나무에서 수확한 포도이기에 짙은 향과 색을 띄며, 뛰어난 농축도와 함께 높은 타닌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둘의 비교는 같은 진판델로도 다른 스타일로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진행된 마스터 클래스의 와인들은 모두 같은 품종에서도 다른 매력을 지닌 캘리포니아 와인을 선보임으로써 캘리포니아 와인의 다양성에 주목하였다. 일상에서 이와 같은 다른 스타일의 대조를 통한 재미를 느끼고자 하는 이들은 무조건적으로 비싼 와인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가격에 따라 느껴지는 정도의 차는 있을 수 있지만 같은 피노누아일지라도 생산지가 캘리포니아의 남서부에 위치한 산타 바바라냐 상대적으로 북부에 위치한 나파 밸리냐에 따라 와인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산타 바바라의 와인에서는 신선한 과일 풍미와 산도를 느낄 수 있지만 반면 나파 밸리 와인에서는 달콤한 풍미와 함께 힘있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대형 마트에서도 얼마든지 가격 부담이 적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 와인으로도 그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으니 이를 참고하자.


다이닝미디어아시아 김아림 에디터 (arim.kim@diningmedia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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