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셰프들에게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는 한국의 사찰음식. 뉴욕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르버나르댕 Le Bernardin 의 셰프 에릭 리페르 Eric Ripert 는 물론, 국내 많은 셰프들도 사찰음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히 특정한 조리 기술이나 레시피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식재료와 음식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기존 조리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배움의 지평을 열고 있다.
사찰음식은 식재료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의 정신을 실천한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내 몸과 같이 여기는 불교적 자비관으로, 채소도 존중의 정신을 담아 뿌리부터 껍질까지 낭비 없이 모든 부분을 활용한다. 매 주 백양사 천진암을 찾아 사찰음식을 배우고 있는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는 “사찰음식에서 재료를 다루는 법을 보면, 규율에 얽매이지 않은 창의성을 오히려 더 많이 깨닫는다”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흔히 먹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부분조차, 우리가 단순히 사용법을 잘 몰랐던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껴요. 재료를 제대로 이해하면, 그 맛을 활용할 수 있는 음식이 무궁무진합니다.
사찰음식은 그렇게 저에게 식재료를 다시 바라보는 기회를 주고, 셰프들의 주방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신선한 시각을 갖게 해 줍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의 근원이 되는 사찰음식. 과연 어떤 특징이 있고, 어디에 가야 배울 수있을까?

한국 사찰음식은 동물성 식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살생을 금한다’는 교리가 있기는 하지만 약 2500년 전 석가모니 부처의 탁발 수행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사찰음식의 원형엔 '육식을 금한다'라고 명시된 것은 없다. 초기 불교 수행자들은 수행에 전념하기 위해 생산 활동을 하지 않았고, 매일 아침 작은 발우를 들고 거리에 나서 속세의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문을 두드렸다. 음식을 얻어 생활하는 수행방식이다 보니, 신도들이 보시하는 대로 먹어야 했기에 간혹 고기도 먹는 경우가 있었다. 불교 음식이란 원래부터 육식을 금지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겐 놀라울 수도 있지만, 식사의 본질이 허기를 면할 만큼만 소식을 하고 욕심과 탐욕에서 벗어나 절제하는 데에 있었기 때문에 고기 섞인 음식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훗날 불교의 자비 정신이 살생을 금하는 교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한국에서는 수행 음식도 채식으로 자리잡히게 되었는데, 아집을 버리고 수행에 더 집중하려는 목적은 늘 한결같다. 어리석은 육체의 욕심은 덜어내고 영혼의 의미를 채우는 행위가 사찰음식의 기본 정신인 셈이다. 이렇듯 사찰음식은 본질적으로 수행자의 음식이기 때문에, 정신을 흐트러트릴 수 있는 자극적인 재료와 음식도 배제한다. '오신채'로 통칭하는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도 사용하지 않아 재료의 본래 맛을 뒤덮는 과한 양념도 없다. 채소와 곡류를 주 재료로 활용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장류를 이용해 재료가 가진 맛의 특징을 온전히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큰 장점. 그렇기에 사찰음식은 다양한 식재료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뿌리와 줄기의 맛과 식감이 모두 다르니, 각각의 쓰임도 다를 수밖에 없다. 식재료의 모든 부분에 맞는 쓰임을 찾기 위해 재료를 탐구하는 것은, 기존의 레시피와 조리법 중심의 교육과는 또 다른 신선한 깨달음을 선물한다.
대한불교조계종에서는 인사동의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과 양천구의 향적세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 두 곳이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운영하는 정식 사찰음식 교육기관이다. 사찰음식을 경험해 보고 싶은 일반인을 위한 당일 체험프로그램부터 정기 강좌는 물론, 체계적으로 사찰음식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단계별 교육과정도 준비되어 있다. 초 · 중 · 고급 3단계로 나눠진 정규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연 1회 진행되는 사찰음식전문조리사 자격증을 응시 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한편, 국내에는 사찰음식 특화사찰도 지정되어 있다. 2011년 대전 영선사, 산청 금수암을 시작으로 장성 백양사의 천진암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에서 사찰음식 문화와 전통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사찰음식 전문조리사 자격증
대상 사찰음식 정규강좌 고급과정 이수자 및 이수예정자
시행방법 필기시험(객관식 60문제),
실기시험 (필기시험 합격자에 한함, 2가지 메뉴 60분내 조리) 시험범위 사찰음식 표준교재에서 출제 합격기준 100점 기준 60점 이상
※ 연간 1회 진행
사찰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전국의 사찰음식 특화사찰
대전 영선사 | 산청 금수암 | 서울 진관사 | 수원 봉녕사 | 평택 수도사 | 의성 고운사 울진 불영사 | 서울 법룡사 | 산청 대원사 | 양산 통도사 | 장성 백양사 천진암 남양주 봉선사 | 예천 용문사 | 대구 동화사 | 광주 무각사 | 강진 백련사
이곳 사찰들에서 정관스님, 선재스님, 대안스님 등 지도스님들이 수행자의 음식인 사찰음식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사찰음식 문화체험관
인사동 조계사 근처에 위치한 한국사찰음식 문화체험관. 원데이 클래스는 물론 사찰음식에 관한 다양한 서적을 읽을 수 있고, 매 월 개편되는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으로 사찰음식을 배울 수 있다. 4주간 사찰의 저장음식을 만들어보는 과정은 물론 계절별 음식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제공되며, 마음의 휴식을 줄 수 있는 차(茶) 명상 클래스도 준비되어 있다.

사찰의 저장음식
산중 불교로 발전해 온 한국 사찰에서 발효를 이용해 음식을 오랜 기간 저장하는 장류는 핵심적인 요소다.
4주간 보리등겨장, 전통된장, 하루장, 막장 등 사찰에서 담그는 다양한 장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계절별 사찰음식
주 1회 제철 재료를 이용한 사찰음식의 기본을 배울 수있다. 두릅부터 송이버섯까지, 한국의 산과 들에서 나는 다양한 야생 재료를 이용해 제 맛을 살린 요리를 배우는 과정이다.
차 명상 과정 (1일 체험)
사찰에서는 오래 전부터 다선일미茶禪一味라 하여, 참선하는 것과 차 마시는 것을 같은 것으로 보았다.
녹차와 간단한 다과를 두고 명상하는 과정을 통해 차분히 마음을 들여다보고, 음식이 몸과 정신에 주는 에너지를 느껴볼 수 있다.
3소식 사찰음식 배우기 (1일 체험)
모든 음식을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과식을 삼가고 건강을 유지할 최소한만 먹고 가능하면 육식을 삼가고 채식을 하는 삼소식의 의미를 배우고 한 가지 사찰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클래스이다.
어린이 미각교실 (1일 체험)
재료를 직접 만져보고 향을 맡으며 어디서 이 재료가 왔는지 배우고, 음식을 직접 만들고 시식하며 음식의 소중함과 의미를 느끼는 어린이 오감발달 사찰음식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한국사찰음식 문화체험관
Add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39 안국빌딩 신관 2층 Tel 02-733-4650
Open 10:00~19:00 (매주 수요일 21:00)
SNS www.facebook.com/ jogyeorder.templefood

사찰음식전문교육관 ‘향적세계’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운영하는 최초의 사찰음식 전문교육관인 ‘향적세계’. 일반인부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체계적으로 사찰음식을 배울 수 있다. 4개월 단위로 초급, 중급, 고급반에 이르기까지 스님의 강의를 들을 수있다.
향적세계
Add 서울시 양천구 목동동로 167 국제선센터 지하 1층 사찰음식교육관
Tel 02-2655-2776

정규강좌 수강안내
기간 연 3회(1~4월/5~8월/9~12월)
신청자격 자격제한 없음
교육내용 사찰음식 이론, 실습 과정 3개월 12회 과정으로 초급, 중급, 고급을 순차적으로 이수 가능
강사 우관스님, 동원스님, 도림스님, 법송스님 등